무모한 경전철 건설로 빚더미에 오른 경기도 용인시에서 각종 체육행사가 잇따라 취소되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3개 구청 가운데 기흥구를 제외한 수지구와 처인구가 올가을 예정된 구민 체육대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처인구 체육연합회는 최근 11개 읍면동 체육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지 않고 관련 예산 2억9천600만원 전액을 반납하기로 했다.

수지구 체육연합회도 9개 동 체육회장 만장일치로 한마음 체육대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하고 관련 예산 2억4천800만원을 반환하기로 했다.

윤재영 수지구 체육연합회장은 "용인시의 재정난을 해소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기 위해 체육대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용인에서는 지난해에도 동별 체육대회와 이·통장 체육대회 등이 재정난을 이유로 잇따라 취소했다.

하지만 주민 화합을 위한 체육대회가 재정난을 이유로 잇따라 취소되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체육인은 "잘못은 공무원들이 저질러놓고 피해는 엉뚱하게도 주민들이 보고 있다"며 "언제까지 체육대회를 포기하고 관련 예산을 반납해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더구나 시는 처인구와 수지구가 체육대회 개최를 포기하자 "체육회가 재정난 해소에 앞장섰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까지 내 사실상 행사 포기를 유도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처럼 대회 개최 포기에 대한 비난 여론이 제기되자 기흥구 체육연합회는 최근 동별 체육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계획대로 대회를 열기로 했다.

체육회장들은 이날 안건을 표결에 부쳐 근소한 차이로 개최를 결정했다.

기흥구 체육연합회 관계자는 "시 재정난 극복도 중요하지만, 구민들의 사기 진작과 화합의 장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개최이유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시는 체육대회 개최 여부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다만 처인구와 수지구 체육회가 재정난 극복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행사를 취소하고 예산을 반납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