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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자꾸 신경질을 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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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메모 작성일10-03-11 08:29 조회869회 댓글0건 주소복사  내용복사  즐겨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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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사사건건 딸과 부딪치는 엄마

결혼한 지 어느덧 10년이 가까워 오는 어느 주부의 하소연입니다.
이 주부는 만 세 살 된 아들과 아홉 살 된 딸을 둔 분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딸이 “괜히” 미워지는 적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이 “괜히” 라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렸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딸이 요즘 들어 비밀이 많아지고 자기 고집대로 하려는 행동이 많았다고 하는데, 반드시 그것만은 아닌 것 같고, 예전부터 딸은 좀 고집이 센 아이였다고 했습니다.
어쨌건 요즘 딸과 사사건건 부딪치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딸이 입겠다는 옷이 마음에 안 들어 한참동안 등교 전에 씨름을 하고, 학교 갔다 와서 숙제를 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짜증이 나고, 밥상에 앉아 맛있게 밥을 먹지 않으면 밥그릇을 던져 버리고 싶을 만큼 화가 나고..
생각해 보니, 요즈음 딸에게 마음에 드는 행동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딸과 사사건건 씨름하고 딸을 혼내다 보니, 딸이 불쌍도 하고 문득 자신이 요즘 너무 이상해진 것 같아서 섬뜩한 생각이 들어 상담을 요청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괜한” 짜증은 우울증의 시작

일단 이렇게 이유 없이 “괜히” 짜증이 나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면, 우울증이 생긴 것이 아닌가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이 주부가 살아온 지난날의 얘기들, 결혼하게 된 과정, 결혼 이후의 결혼생활에 대해 얘기를 들어보니,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서서히 누적되어 왔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최근 들어 딸과 문제가 생긴 것은, 그런 오래된 문제들이 겉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증상’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분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하였고, 또 5녀 1남의 3녀로 태어나 부모에게 별로 관심의 대상도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을 가고 싶었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포기했어야 했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은 이 ‘학력’ 콤플렉스가 심해서 어디서 학력을 기재하거나 밝혀야 하는 상황이 가장 고통스러웠다는 것이었습니다.
뒤늦게 통신대학이라도 입학하여 졸업장을 따고 싶었지만, “다 늦게 그까짓 졸업장 한 장 따서 뭐하려고” 라는 듯한 남편의 눈치와, 무엇보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휴학을 거듭하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어 버렸다고요.

다행히 남편의 사업은 번창일로에 있어서 경제적인 면에서는 풍족하고 남부러울 것 없지만, 남편은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얼굴 보기도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그런 남편이지만 아이들은 끔찍이 생각하는지라 아이들이 자신보다 아빠를 더 따른다고 하더군요. 특히 딸과의 사이는 각별해서 둘이 노는 것을 보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라고요.

이제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컸고, 남편도 기본적으로는 착한 사람이고 또 사업도 잘되고, 아이들과 사이도 좋고.. 생각해 보면, 별로 문제랄 것이 없는 행복한 가정인데.. 자신이 왜 요즘 그렇게 부쩍 짜증이 나고 아이와 싸우게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 리 없다고 이유 없는 감정은 없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듣고 보니 이 주부에게는 우울증이 생긴 것이 더 분명해 졌습니다.

딸에게 느끼는 질투심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주부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지금 이 주부가 직면해 있는 시점이 대개 그런 문제들이 표면화되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가정적으로 안정되기 시작하는 바로 그 시점에 감추어졌던 마음의 문제들이 노출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제 비로소 ‘자신’에 관해 생각을 해 보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그 동안은 그럴 겨를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 주부는 한편으로는 딸에게 질투심을 느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은 부모로부터 별로 관심도 못 받고 마치 주어다 키운 아이처럼 자라왔는데, 모든 면에서 풍족하고 모자랄 것 없는 환경에서 부모사랑 듬뿍 받고 크는 딸을 보니 그런 마음이 드는 것입니다. 딸을 보면서 자신의 예전 모습을 보게 된 것이지요.

각종 학원과 책, 학용품 등 그렇게 전폭적인 부모의 지원과 풍족한 환경에서 그저 평범한 성적밖에는 얻어 오지 못하는 딸, 아무거나 입고 가면 되지 이것저것 옷 고르는 일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딸, 매끼 맛있는 반찬에 뜨거운 밥 해 주는데 밥 숟가락 께적거리는 딸을 보면 지난날 자신이 부모로부터 받지 못했던 것에 대한 원망스런 마음들이 한꺼번에 용솟음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이런 얘기를 하다보니, 이 주부는 자신도 스스로 놀라고 있었습니다. 다 잊은 줄 알았더니 그렇게 많은 ‘한’이 자신의 마음속에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놀라셨고, 이제 와서 그 나이에 부모에게 받지 못한 것을 원망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서도 놀라셨습니다.
사실은 딸에게 화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딸에게 해준 것만큼 해주지 못한 자신의 부모에게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이지요.

내 마음속에 있는 어린아이 하나

우리는 누구나 그렇습니다.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 하나를 마음속에 품고 사는 것입니다. 마음속의 그 어린아이가 자라지 못하고 계속 투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 주부의 경우,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어린아이와 자신의 딸과 씨름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부분이 아직도 어린아이로 남아 있는 것은, 그 문제에 관해 여태껏 누구에게 얘기하거나 투정을 부려본 적이 없고, 부모와 싸워 본 적도 없고 그저 ‘어른’의 가면 속에서 ‘얌전하고 온순한’ 사람으로만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괜히” 누군가에게 대해 화가 나고 싸우고 있는 그런 주부는 없으신지요?
만일 그런 분이 있다면, 한번 조용히 자신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어린아이를 불러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둘이서 다정하게 얘기해 보세요. 왜 그 아이가 아직 그렇게 자라지 못하고 있는지, 그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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