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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부영 작성일10-05-15 10:38 조회7,136회 댓글0건 내용복사  즐겨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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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듬’이라는 상호만큼 주인 류창진 씨는 참 듬직했다. 진중하면서 조심스럽고, 때로는 살갑게 손님들에게 다가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미듬’은 부산 남구 용호동 이기대공원 입구(용호종합사회복지관 맞은편)에 자리잡은 돼지고기 전문점이다. 믿음직한 주인 이야기부터 꺼냈는데 사실 이 집의 가장 든든한 믿음거리는 바로 국내 최고 등급을 자랑한다는 돼지고기이다.

이 집에 들어서면 기존 고기집 같지 않은 인테리어가 먼저 눈에 띈다. 카페를 연상케 할 만큼 깔끔한 인테리어와 10여개의 테이블이 소담스럽게 배치돼 있다. 1월 초 문을 열었다는 말에 아직은 초보 음식점이겠다 싶었다. 그런데 사장의 이력을 들어보니 만만치 않다. 큰 규모를 자랑했던 목장원을 형제들과 20여년 가까이 운영했고 이후에도 한정식집, 주점 등을 경영했단다.

대략 25년 가까이 외식업 분야에서 일했던 베테랑이다. 그랬던 그가 왜 작고 소박한 고깃집을 자신의 마지막 일로 선택했을까. "손님들과 소통하는 걸 너무 좋아했어요. 직접 서빙하면서 손님들과 음식 이야기도 나누고 정도 나누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전에 했던 식당들은 규모가 크고 손님은 많이 오는데, 우르르 몰려와서 음식 시켜 먹고는 얼른 사라져버리죠. 마음이 허했어요. 음식점이라는 게 음식을 파는 곳이 맞기는 하지만 저는 음식으로 손님을 행복하게 해 드리고 잘 먹었다는 인사를 들으며 보내드리고 싶었거든요."

류 대표의 오랜 바람을 이룬 곳이 바로 지금의 ’미듬’이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국내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돼지고기를 찾아냈고 땅끝마을 해남에선 돼지고기와 찰떡 궁합을 이룬다는 묵은지를 발견했다. "묵은지를 담그시는 분에게서 음식점에 사용하기 위해 김치를 사려고 하니 손을 저으시더라구요. 장삿집에서 이 김치를 사용하면 손해 본다고, 타산이 도저히 맞지 않을 거라고 하셨어요. 해남 묵은지가 기존 파는 김치의 5배 정도 비싼 가격이었거든요. 근데 맛을 아는 제가 그 김치를 맛보고서는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더라고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국산 암퇘지, 해남 묵은지, 류 대표가 개발한 과일소스가 더해지면 그야말로 최고의 ’미듬표 돼지고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쫄깃한 오겹살, 고소한 항정살, 육즙이 배어나오는 깊은 맛의 갈매기살, 담백한 목살에 이르기까지 이 집의 고기는 어디 하나 빠지는 곳이 없다. 밥을 먹고 와서 간단히 맛만 보겠다고 돼지고기 한 점을 들었던 기자조차 ’미듬표 돼지고기’ 쌈을 입안 가득 넣고는 인터뷰 질문이 안 나올 정도였다.

식사 메뉴로 넣은 ’쫄때기 찌개’는 쫄깃한 돼지고기 앞다리살과 고추장의 얼큰한 맛이 조화롭다. ’쫄때기 찌개’ 광팬이 생겨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받고 있단다. 국수전문점을 운영하는 큰 형이 전수했다는 국수 메뉴 역시 시원하고 깊은 국물이 일품이었다. 생오겹살 7천원, 생목살 7천원, 생항정살 8천원. 평일 오후 5시~밤 12시, 토·일요일 낮 12시~밤 12시. 051-611-7601.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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