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중공업(주)이 창원시 구산면의 수정산업단지 조성을 끝내 포기했다.

2006년 5월 8일 당시 마산시와 STX중공업이 산업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이후 6년째 찬반 논란을 겪고 있는 수정만 문제가 결국 산단조성 포기로 매듭짓게 됐다.

창원시 김종부 제2부시장은 16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 15일 STX중공업 최형진 부사장을 통해 수정산단 조성을 포기한다는 입장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STX중공업이 지난 9일 창원시에 포기 의사가 담긴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그 내용을 15일 최형진 부사장과의 전화를 통해 최종 확인했다는 것이다.

   
 
  STX중공업이 산업단지를 조성하려 했던 창원시 마산합포구 수정만 매립지 전경. /김구연 기자  

포기 의사의 근거로는 "지속적인 반대 민원이 있는 수정지구의 환경은 개발을 진행하기 위한 여러 조건들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결과적으로 사업 추진이 매우 곤란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공문 내용이 제시됐다.

이에 대해 STX 그룹 내에서는 해석이 엇갈렸다. 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STX중공업에서 공문을 보내고 부사장이 최종 입장을 전달한 사실에 동의했지만, 수정산단 홍보 업무를 함께 맡고 있는 STX조선해양 홍보팀에서는 "9일 공문 내용에는 '포기'라는 표현이 들어있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룹 홍보팀 김성수 팀장은 "너무 오랜 기간 기다렸다. 오래 끈 것 자체가 주는 피해도 엄청나고, 앞으로 남은 상황도 여의치 않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STX가 수정산단을 포기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창원시 관계자는 "공단 조성에 드는 경비가 평당 150만 원 이하가 돼야 조성 원가가 나오는데, 그렇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지금까지 6년간의 금융비용 240억 원과 이후 500억 원 이상의 이주 보상비를 고려하면 평당 조성비가 200만 원을 상회한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남은 문제는 수정만 매립지 2만 7000여㎡가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지 여부다.

   
 

이에 대해 STX 측은 "창원에 전달한 공문 내용 외에는 어떤 내용도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

창원시는 STX와 옛 마산시의 협약을 들어 "이 용지는 오는 2014년 11월까지는 조선기자재 제작 용도 외에는 달리 사용할 수 없다"면서 "같은 용도일 경우에는 매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결과가 실망스럽지만, 이후 부지 활용 방안을 포함한 전반적 방안을 STX중공업과 함께 모색하겠다"고 했다.

한편, 수정만과 함께 조선기자재 공장 유치 후보지로 꼽혔던 고성군 동해면 지역의 경우 이번 결정과 관련된 STX중공업 측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